본문 바로가기
영화로운 생활

넷플릭스 영화 추천 <케빈에 대하여> 줄거리 및 결말(스포일러○)

by Blahdi 2023. 3. 24.
반응형

안녕하세요! 오늘도 영화 소개 글을 적어보려고 합니다. 요즘 미세먼지가 심해서 밖에 나가기도 힘들고, 아직 날이 완연히 풀린 것도 아니어서 돌아올 주말 집에서 뒹굴뒹굴 킬링타임용으로 보기 딱 좋다고 생각한 영화입니다. 물론 보는 사람에 따라서 보고 난 후 많은 생각이 들 수 있지만요! 

무거운 주제를 좋아하지 않으시는 분들께는 죄송하지만, 이 영화는 결말까지 다 보고 나면 조금 찝찝 할 수 있습니다. 사실 저는 너무 몰입하게 되는 영화는 좋아하는 편이 아닙니다. 극 FFFFF의 성향인지라 평소에 누가 잔인한 사건에 대한 소식만 전해도 머릿속으로 그림이 그려지고, 드라마를 보면 너무 몰입 + 동기화 돼서 너무 슬픈 드라마나 영화는 지양하는 편입니다. 

그래서 이번 영화도 저에게는 살짝 不好지만 또 결말에 대해 고민해보는 시간은 좋아서 호불호가 있겠지만 한번 소개해 보려 합니다. 바로 '케빈에 대하여'

 

 


영화는 어떤 사건이 일어난 후의 에바의 시점과 과거 회상을 번갈아 가면서 보여줍니다. 자유로운 삶을 즐기며 살던 에바(틸다 스윈턴)는 한 남자와 사랑에 빠지고 임신을 하게 됩니다. 배가 볼록하게 나온 본인의 모습을 거울로 보면서 에바가 짓는 표정은 기쁨이나 기대감에 찬 표정이 아닌 부담감이 느껴지는 무표정일 뿐입니다.

 

 

아이가 태어난 후로도 에바는 여전히 아이와 어울리지 못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원치 않은 임신에 이어서 처음 해보는 육아다 보니 아이가 우는 것도 달래지 못하고 당황해합니다. 아이를 데리고 외출할 때도 아이가 울음을 그치지 않자 근처 공사장 한복판에 유모차를 끌고 가기도 하죠. 마치 아이 울음소리보다 공사장 소음이 더 편안하다고 느끼는 듯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케빈이 4살이 되었을 때는 엄마와의 활동을 거부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공놀이하자는 엄마를 불만 있는 표정으로 쳐다보기만 할 뿐 어떠한 대응도 하지 않죠. 에바는 병원에 데려가 보기도 하지만 아무 이상 없다는 말만 듣고 돌아옵니다. 계속해서 사고만 치는 케빈에게 엄마는 분노에 찬 목소리로 네가 태어나기 전이 더 행복했다고 말하는데요. 

 

그만큼 에바에겐 육아 그 자체가 스트레스이고, 케빈을 키우는 동시에 자유로웠던 과거를 그리워하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영화는 점점 더 성장해가는 케빈의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렇지만 성장할수록 에바와의 갈등이 깊어지는걸 볼 수 있습니다. 케빈은 아빠와는 사이가 좋았지만 ,에바와는 계속해서 일부러 마찰을 만드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엄마 앞에서 보이는 행동과 아빠한테 보이는 행동이 다르다 보니 에바는 자신을 일부러 약 올리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둘째가 태어나고 케빈은 엄마 품에 안긴 여동생을 물끄러미 바라봅니다. 동생을 향한 질투로 인한 어떠한 행동을 하는 장면은 없지만, 영화를 보면서 느낄 수 있는 케빈의 감정은 부러움도 질투심도 아닌 오묘한 느낌의 감정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어느 날 케빈은 몸이 아프고, 에바는 그런 케빈을 정성껏 돌봐줍니다. 토한 것도 치우고, 케빈 옆에 앉아 로빈후드 책도 읽어주는데, 엄마의 그런 모습에 케빈은 책을 더 읽어달라고 하는 등 에바에게 처음으로 의존하는 모습을 보입니다. 여느 아이들이 로빈후드를 읽고 난 후 용감한 사냥꾼이 되는 것처럼, 케빈 역시 이때부터 활에 관심을 갖게 됩니다. 이 활이 이후에 어마어마한 결과를 낳게되 죠.

 



시간이 조금 더 흘러 케빈(에즈라 밀러)은 사춘기 소년이 됩니다. 어렸을 적 반항과는 달리, 하는 행동이나 표정과 말들이 모두 섬뜩한 기분을 느끼게 합니다. 영화상에는 나오지 않지만, 여동생 실리아가 키우는 기니피그가 사라지고, 사고로 한쪽 눈을 실명하는 등 연속해서 일어나는 어떠한 사고들이 케빈에 의한 것임을 간접적으로 느끼게 해주죠.

 

 

 

 

 

 

 

 


결말 (스포일러 있습니다.)

 



케빈은 16살 생일을 앞두고 결국 대량 학살을 하게 됩니다. 학교 체육관 문을 자전거 자물쇠로 모두 걸어 잠그고 크리스마스 선물로 받은 활로 학생들을 무참히 사살하죠. 회사에서 일하던 에바는 학교에 사고가 났다는 소식을 듣고 찾아갑니다. 가는 길에 남편에게 전화를 걸어보지만 연락이 안 됩니다. 혼자 학교로 찾아간 에바는 자수하는 듯 나오는 아들 케빈을 보게 됩니다. 경찰에 체포되어 연행되는 케빈의 시선은 오직 에바에게만 향해있습니다. 그렇게 아들은 끌려가고 집으로 돌아간 에바는 활을 맞고 죽어있는 남편과 딸 실리아를 보게 됩니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은 케빈이 수감된 지 2년이 지나 청소년교도소에서 악명높은 교도소로 이감되기 전의 모습을 보여주는데요. 지금껏 영화에서 보지 못했던 케빈의 표정에서 공포심을 볼 수 있습니다. 영화 상영 내내 반항아적이고, 소시오패스 같은 모습을 보였던 것과는 다르게 엄마에게 의존하고 싶어 하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충분한 사랑을 받지 못했고, 그로 인해 마음이 엇나가버린 소년의 진정한 내면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사실, 보는 내내 오은영 선생님이 필요하다고 중얼중얼...

에바는 2년 만에 처음으로 케빈에게 왜 그런 짓을 했냐고 물어보는데 이때 케빈은 "다 안다고 생각했지만. 모르겠다"라는 말을 합니다. 이 대답 후에 에바는 케빈을 안아주고, 더 이상 어떤 대화도 나누지 않지만 포옹 장면에서 두 사람 모두 어느 정도 화해와 용서, 공감을 이룬 모습을 보여주고 끝이 납니다.

 

 

 

영화를 보다 보면 중간중간 현재 에바가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를 볼 수 있는데요. 살인마 자식을 둔 부모로서 혼자 그 책임을 감당하고 있는 모습도 보이죠. 길거리에서 우연히 만난 피해자 부모한테 뺨을 맞는다거나, 장을 보다가 도망치듯 나오는 등 에바에게 꼬리표처럼 붙은 자식의 살인을 외롭게 감내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도 다른 동네로 이사를 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자주 면회를 하러 가죠.

다른 블로거를 보면 에바가 케빈을 사랑하지 않아서 케빈이 반사회적 성격장애가 됐다고 하는 글이 많은데 저는 영화를 보면서 에바가 케빈을 사랑하지 않는다고는 생각하지 않았어요. 누구나 처음 해보는 것들에는 부담감이 따르고 그것이 계획했던 일이 아니라면 그로 인해 달라지는 삶을 당연히 달갑게 받아들일 수는 없겠죠. 에바와 케빈이 안타까운 결말을 갖게 된 건 둘 중 누구도 진득하니 표현할 줄 몰랐던 게 아닐까 싶으면서 다시 한번 오은영 선생님이 필요했다는 생각이... 하하. 금쪽같은 내 새끼라는 프로그램이 에바에게도 필요하지 않았을까. 

비록 모성애가 크지 않고, 육아 능력이 부족했던 에바지만 마지막 포옹 장면에서 느껴지는 자식에 대한 사랑과 용서가 많은 생각을 갖게 하네요.

 

 

 

 


한 번쯤 보면 좋은 영화 '케빈에 대하여' 추천해 드렸습니다!
좀 답답할 수도 있고, 찝찝할 수도 있지만!! 부모로서 또 자식으로써 양면의 입장에서 생각해볼 수 있는 재미도 있을 것 같아요!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