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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건강 정보

고양이를 키우며 가장 먼저 만난 질병 '헤르페스(허피스)', 백신의 중요성과 관리 방법

by Blahdi 2023. 2.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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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들도 사람과 마찬가지로 전염병에 걸리기도 합니다. 전염병은 백신의 접종으로 어느 정도 예방할 수 있는데 보통 고양이 예방접종은 필수 백신과 비필수 백신으로 나뉘어요. 전염병을 예방해주는 4종 종합 백신은 필수 백신에 속하고 헤르페스(허피스), 칼리시, 클라미디아, 파보 바이러스까지 총 4가지 바이러스를 예방하는 백신입니다. 

3종 종합 백신에서는 클라미디아 백신이 제외되는데 3종 종합 백신만 맞아도 된다는 의견도 있고, 4종을 다 맞아야 한다는 의견도 있는데 이 부분은 병원마다 차이가 있습니다. 이런 종합 백신은 생후 약 8~12주 사이에 3주 간격으로 3회 접종하고 그 외에도 필수 백신이 더 있지만, 오늘은 일단 헤르페스에 관련한 이야기를 먼저 해볼까 합니다.  

 

헤르페스 바이러스를 먼저 이야기하는 이유는 제가 치노와 라떼를 입양했을 때 바로 이틀 뒤부터 치노에게 헤르페스 바이러스가 발현되었기 때문입니다. 이틀 차의 초보 집사가 얼마나 발을 동동 굴렀을지 상상이 되나요? 이 글은 초보 집사의 헤르페스 극복기라고 보셔도 좋을 듯싶습니다. 

 

완치 불가능 헤르페스(허피스) 바이러스 원인과 증상


헤르페스 바이러스는 고양이에 관심이 조금이라도 있으신 분들은 많이 들어보셨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길고양이에게서도 많이 보이는 바이러스로 고양이들의 감기라고 생각하시면 편하실 텐데 고양이 감기라고 하니 사람 감기처럼 가볍게 보일 수 있지만, 우습게 볼 질병은 절대로 아닙니다. 

 

헤르페스는 호흡기계 질병으로 정식 명칭은 고양이 전염성 비기관염이라고 합니다. 상부 호흡기계 질병으로 치료받으면 충분히 회복이 가능하지만 떨어지면 다시 발병할 수 있기 때문에 어린 고양이들이 많이 걸립니다. 보통은 태어날 때 잠복형 바이러스로 어미 고양이한테서 물려받기도 한다고 알고 있습니다. 또한 바이러스답게 감염된 고양이와 접촉하거나 콧물, 타액을 통해 감염되기도 하죠.

 

헤르페스 바이러스는 걸렸을 때 확인하기 쉬운 편입니다. 가장 먼저 눈에 증상이 나타나기 때문인데요, 가볍게는 눈곱이 조금 많아진 듯하고 결막염처럼 보이나, 헤르페스가 심해지면 각막에 귀양이 생기기도 하고, 안구가 녹기도 하니, 눈에 증상이 나타났을 때 바로 내원하시는 게 좋습니다.

 

고양이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겠지만 눈의 증상 이후로는 재채기, 콧물, 코막힘, 거친 숨소리들이 생기고 심한 경우 발열(정상 체온 37.5~38.5℃), 설사, 식욕부진, 탈수 등의 증상들이 이어집니다. 

 

고양이들의 두뇌 구조상 콧물과 코막힘도 오래 두면 만성 축농증으로 변하게 되고, 헤르페스 바이러스를 방치하면 폐렴으로 이어져 사망할 수도 있습니다. 또한 한번 발현되고 난 이후로는 증상이 개선된다고 하더라도 체력이나 면역력이 떨어졌을 때 혹은 스트레스로 인해 다시금 재발할 우려가 높습니다. 꾸준한 컨디션 관리와 증상 체크가 정말 중요하겠죠?

 

우리 고양이의 헤르페스 어떻게 관리해야 할까?

 

저희 치노와 라떼는 구조묘 어미에게서 태어난 형제입니다. 고양이들을 구조하는 사단법인 '나비야 사랑해'의 봉사자분께서 어미 묘와 아이들을 임시 보호하고 계시다가 제가 입양하게 되었는데 2022년 9월 어느 금요일에 우리 집으로 왔습니다. 그러고 이틀 후인 일요일부터 치노의 눈에 증상이 먼저 나타나기 시작했는데요 24시 병원을 가봐야 하나 고민이 길었습니다.

 

그러다 임시 보호를 하셨던 봉사자분께 여쭤보니 활력이 있고 밥이랑 물을 잘 먹으면 며칠 지켜봐도 좋겠다 셔서 (저의 기억이 맞았다면) 수요일쯤 처음 병원에 내원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만약, 지금 초보 집사님이시고 아이들의 증상으로 어떡해야 하나 고민 중이시라면 일단 고민하지 말고 병원부터 가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경험상 인터넷 검색을 해보고 유튜브를 보고 이리저리 발을 동동 굴러봐도 해결은 어려울뿐더러 아무리 항생제가 양면성이 있다 하더라도 빠른 시일 안에 바이러스를 잡는 게 중요하더라고요.

 

집에서 도보 20분 거리에 수요일마다 야간진료를 하는 병원이 있었습니다. 퇴근 후 얼른 아이를 둘러메고(백팩형 이동장을 이용했습니다.) 처음 병원에 내원했을 때, 안연고와 안약을 받아왔습니다. 재채기는 가볍고 간헐적인 정도라 먹는 약은 받아오질 않았습니다. 

1. 안약은 시간 맞춰 꾸준히 

초보 집사가 안약을 넣으면 얼마나 잘 넣겠습니까마는 시간 맞춰 안약을 넣어주며 한 열흘 정도 지나고 나니 눈은 차츰 나아지는 것 같았지만 재채기가 심해졌습니다. 진짜 온 집안 벽지, 바닥, 옷, 이불, 소파, 카펫 어디에나 아이의 콧물이 묻어있는 날이 저의 경우에는 꽤 오래 지속되었습니다. 

 

너무 낫질 않아서 병원을 옮기고 먹는 약도 함께 처방받았습니다. 의사 선생님이 보시기에도 저는 너무 초보 집사였는지 먹는 약은 습식에 섞어서 급여하라고 하시더라구요~ 먹는 약을 받으면서 안약은 조금 약한 것으로 처방받았고 안연고는 처방받지 않았습니다. 

 

2. 꾸준히 약 먹이기

 

다행인 부분은 전염되는 바이러스임에도 불구하고 라떼는 헤르페스 증상이 살며시 찾아왔다가 사라졌다는 부분이었고, 그런데도 힘들었던 것은 치노의 바이러스 증상이 나아지질 않았다는 것입니다. 

 

치노의 재채기는 아이가 밥 먹는 것도 힘들 정도로 심해졌고, 약을 먹이기 위해 꾸준히 습식을 먹였지만 어느 순간부터는 습식도 거부해서 츄르에 약을 섞어서 먹였습니다. 약을 잘 먹이는 방법은 다음에 글을 남겨볼게요. 아이들이 노령묘가 되면 먹어야 하는 약과 영양제가 기하급수적으로 는다고 하니 미리미리 약을 잘 먹이는 연습을 해야 합니다. 

 

어느 순간 치노의 콧물은 녹색에 가까운 노란색으로 변하고 매우 끈적해져서 코막힘 증상도 심해졌습니다. 이때부터는 약만으로 안 되겠다 싶어서 네블라이저를 구매했습니다. 

 

3. 네블라이저 요법

 

네블라이저 관련 영상을 유튜브에서 매우 많이 찾아봤지만 어쩔 수 없습니다. 고양이들이 네블라이저를 얌전히 받는 영상은 흡사 그런 것이죠 "그런 일은 소설 속에서나 이루어져"와 같은 느낌의 "그런 일은 유튜브에서만 볼 수 있어" 

 

네블라이저 용액은 병원에서 처방받을 수 있습니다. 병원에 가셔서 "네블라이저용 약을 받고 싶습니다" 하시면 병원에서 알아서 조제해주세요. 아이의 증상에 따라서 용량도 이야기해주시고 네블라이저에 용액을 넣을 수 있는 주사기도 함께 받아오시면 좋습니다. 보통 한번 개봉하고 나면 유통기한은 한 달 내외입니다. 

 

저는 요즘에도 아이의 숨소리가 조금이라도 거칠어 지면 네블라이저를 들고 아이와 씨름합니다. 심각해지기 전에 미리미리 약을 받아뒀다가 색색거림이 시작된다면 바로 네블라이저를 아이의 코에 들이대는데요 약간 미움받을 용기를 내셔야 합니다. 

 

치노는 만성 축농증으로 변해가는 중이었기 때문에 매일 6㎖씩 3회 정도 울고 아이도 울고 서로 울면서 네블라이저 요법을 시행했습니다. 그래도 치노는 개냥이 중의 개냥이라서 손톱 세우고 난리를 쳐도 끝나고 나면 금세 다가와서 미어지던 가슴 사르르 녹여줍니다. 그리고 저는 답례로 네블라이저가 끝나면 츄르를 하나 뜯어주는 편이죠.

 

4. 가습기 습도는 55~60으로, 온도는 21~24℃

 

그리고 치노가 온종일 가습기를 틀어둬야 해서 대용량 가습기로 바꿨습니다. 8L짜리 가습기면 건조한 날이면 딱 24시간 정도 가는 듯하고 건조하지 않은 날은 30시간~36시간 정도 사용 가능했습니다. 가습기를 항시 사용하는 것은 요즘처럼 일교차가 크거나 미세먼지가 심한 날 사람에게도 좋으니 꼭꼭 사용하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한 겨울에도 보일러는 팡팡 틀어줬습니다. 혹여라도 추워서 증상이 심해질까 봐 방안 온도는 항상 24℃ 정도로 맞춰 두었습니다. 가스비는 어마어마하게 나왔지만 2022년 연말 이후로 코막힘 증상이 나아져서 가스비가 아깝지 않았습니다. 병원비에 가스비까지 어마어마했던 겨울이 이제 끝나가네요. 

 

돌보는 길고양이가 헤르페스(허피스)라면

 

길고양이에게도 유난히 힘들었을 겨울이 끝나갑니다.

 

만약 돌보는 길고양이가 헤르페스 증상을 보인다면 동물 약국에서 항생제를 받아서 식사에 섞어주시면 됩니다. 안약은 동물병원에서 받는 게 좋겠지만 사람이 쓰는 인공눈물이나 생리식염수로 눈곱을 씻어내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그리고 사람이 쓰는 안약을 써도 증상이 조금 호전되긴 하는데 진짜 딱 한 방울만 살짝 넣어주셔야 해요. 웬만하면 동물병원 가셔서 약을 받아오시는 게 가장 좋겠지만요

 

영양제 중에 엘 라이신이 함유되어있는 것을 습식에 섞어서 주시기도 하는데, 개인적으로 엘 라이신 효과를 잘 못 봤던지라... 영양제는 아이들이 바이러스에 걸리기 전에 도움을 주는 용도지 치료용은 아니니까요. 

 

이 글은 초보 고양이 집사님들께 도움이 되기를 희망하며 적었습니다. 앞으로 이 카테고리를 채워나갈 글들 역시 마찬가지일 겁니다. 저도 아직 1년 미만 집사라 배워가면서 아이들을 관리하고 있지만 초보 집사님의 시행착오를 조금이나마 줄여줄 수 있기를, 그리고 우리 고양이의 건강을 빠르게 회복시킬 수 있기를 바라면서 글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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